산업별 요약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ETF 투자 유의사항 정리 (원유선물 등)

폴 (케이김) 2021. 2. 7. 20:37

2020년 4월 20일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아주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국제유가 투자였다.

(나는 투자한 적 없음)

 

코로나19 이후로 국제유가가 크게 출렁이면서

원유 ETF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국제유가가 오르는데, 왜 원유 ETF의 가격은 상승하지 않는가?

또 국제유가가 하락할 때는 왜 원유ETF의 가격이 더 하락하는가?

등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윽고 소송전까지 진행됐었다.

원유ETF에서 왜 이런 논란이 일어났을까?

2020년 여름쯤에 정리해두었던 내용을 블로그에도 정리해둡니다.

 

 

1) 다짜고짜 결론부터 간추린다. (간추리기만 함)

- 원자재 선물투자는 실제 원자재를 사용할 기업or사람에게 최적화된 투자이다.

- 따라서, 실제 해당 원자재는 관심없고 차익실현을 노리는 투자자는

투자 성공 확률이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 예외적으로 투자금 규모가 커서 원유 등의 원자재 선물을 단독으로

투자 가능한 투자자에게는 투자 대상으로 특별히 나쁠 건 없다.

- 경기 흐름에 아주 민감한 것이 원자재이기에 경기 변동에 대해 빠르게 예측 가능한 투자자에게는 좋은 놀이터이다.

- 역으로 대다수의 투자자에게는 상당히 놀기 불편하고 어려운 놀이터다.

(개인적으로 투자규모가 적은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불리한 투자상품이라고 생각한다)

 

2) 원자재의 선물 거래 방식

원유를 비롯한 콩, 밀, 옥수수, 구리 등등 실제 현물등은 시장가격으로 거래되는데,

시장가격에 큰 변동이 생길 때를 대비해서

1월물, 2월물, 3월물 ... 12월물, 내년1월물, 내년2월물 ... 내년12월물 등의 방식으로

미래의 특정 월에 거래하기로 약정한다. (거래하기로 약정 = 선물옵션계약)

그리고 이러한 거래약정을 서로 사고 팔 수 있다.

사고 파는 곳이 선물 시장이다.

 

예를 들어, 내가 옥수수 농사를 짓는 농부라면,

옥수수 가격이 일정한 것이 마음도 편하고 실제로도 좋다.

꾸준히 옥수수 농사를 짓고 매년 일정한 이윤을 남겨서 먹고 살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물계약을 해서 내년의 옥수수도 얼마에 팔 수 있음을 확정해 놓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선물계약을 체결하는 욕구가 생긴다.

또,

반대로 옥수수 매입자도 같은 입장이다.

일정한 가격으로 매입해서 옥수수를 이용해서 사료로 쓰든, 원료로 쓰는 게 마음이 편하다.

옥수수 가격이 비싸지거나 해서 사료 매입을 조금밖에 못하게 되면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물계약은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체결되는 약정인데,

이 선물계약에도 가치가 발생한다.

선물계약에 가치가 발생하는 예시는-

현재 옥수수 가격이 100원이어서, 3개월 뒤의 옥수수 선물계약을 102원에 진행했다.

그런데 1개월 지나서 선물계약을 2개월 앞둔 시점에서

옥수수 가격이 200원이 되면-

2개월 뒤, 옥수수를 102원에 살 수 있는 선물계약의 가치는 98원만큼 상승한다.

 

이러면, 98원의 가격 차익을 가지고 선물계약을 팔아버리거나,

102원에 옥수수를 사와서 시중에 200원에 팔아버리는 행위를

계획할 수 있다.

이것이 선물옵션 거래로 콜매수, 콜매도, 풋매수, 풋매도 등이며,

선물시장에서 거래된다.

 

이렇게 선물계약은 현재의 실물가격의 변화에 따라 같은 방향으로 함께 변한다.

(통상 현재보다 점점 먼 미래의 선물계약으로 갈수록

같은 방향으로 변하는 가격 변동은 약해진다)

 

 

3) 원유 ETF 를 비롯한 원자재 ETF 운용 방식

원자재ETF는 실제 이 원자재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를 위한 상품이 아니고,

원자재에 투자하는 투자자를 위한 상품이다. (이 부분 중요해서 다시 한 번)

 

이유는 실제 원유 현물은 드럼통으로 되어 있고, 부피가 크다.

대부분 원자재들은 이렇게 부피도 크고, 무겁기에

현물을 실제 주고 받으면서 거래하는 개인은 없다.

그래서 원자재들은 대부분 미래의 선물들로만 거래를 한다.

그리고 미래의 선물이 현재의 현물이 될 시점에는

이 선물을 정리하고, 다음 미래의 선물을 보유한다. (=롤오버 인데, 밑에 다시 설명)

 

여하간 원자재ETF는 계속해서 새로운 선물계약을 보유하면서

보유한 선물계약의 가격 변동을 추종하고,

투자자들은 현재 보유한 원유선물의 가치가 반영된 원유ETF를 거래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첫 번째, 원유ETF가 보유한 원유선물의 실시간가격 반영을 완벽하게 못한다.

이유는 국제원유는 24시간 중 23시간 거래되면서 가격이 계속 변한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유ETF는 오전9시~오후3시30분까지만

거래 가능하다. (이 시간에서만 국제원유가격변동을 추종 가능)

한국시간 오전6시~오전7시만 국제원유선물 거래가 멈춘다.

 

그래서 한국거래소가 열지 않은 시간에 국제유가가 변하면,

원유ETF의 가격과 원유ETF가 보유한 원유선물의 가격과 괴리가 계속 발생한다.

이 괴리를 줄이고자 LP(유동성공급자)가 원유ETF 거래에 뛰어들면서

한국거래소가 열자마자, 원유ETF의 가격이 크게 변한(갭상승) 상태로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또, LP (유동성 공급자) 는 착실하게 유동성을 공급하면 되는데-

원유ETF에서 입금되는 자금으로 유동성공급을 하지 않고,

다른 행위를 할 수도 있는 도덕적헤이를 가질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유동성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해 괴리가 좁혀지지 않는 위험까지 더해진다.

 

그리고 두 번째는-

 

// 아래는 제가 원유에 대해서 궁금할 때, 읽어봤던 책인데-

거대 메이저 원유생산 국가들의 카르텔에 대한 여러 생각을 했던 좋은 책입니다.

오일의 공포:환율전쟁보다 더 무서운 오일의 공포가 다가온다, 프리이코노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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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원유ETF는 원유현물을 보유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미래의 원유선물로 보유물량을 교체한다. (=롤오버)

 

위 두 번째 이유로 아래 상황이 벌어진다.

통상 3월 원유 선물은 2월 21일까지만 거래된다.

그러면 원유ETF를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3월 원유 선물 거래가 종료되는 2월 21일 이전에

4월 원유 선물로 보유 물량을 바꿔야 한다.

이 보유 물량을 바꾸는 것을 롤오버라고 하는데,

롤오버를 하면 비용이 발생한다. (롤오버는 피할 수 없음)

 

예를 들어,

3월 원유 선물이 30달러인데,

4월 원유 선물이 60달러라면-

30달러를 100개 팔면, 60달러짜리를 50개만 살 수 있다.

보유 수량도 줄어들고, 수수료 등의 거래비용 발생으로

통상 원유 수량이 줄어든다.

그러면, 국제유가가 오를 때 수익은 낮아진다.

 

국제유가가 1달러 올랐을 때-

3월물을 가지고 있을 때는 수량이 100개이므로, 100달러 수익

4월물을 가지고 있을 때는 수량이 50개이므로, 50달러 수익

 

원유선물의 가격은 디플레이션이나, 코로나19 같은 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통상 미래로 갈수록 시세는 소폭 우상향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에

미래선물일수록 현재 현물가격보다 높기 마련이고,

롤오버를 할 때마다 원유ETF의 보유 수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즉, 롤오버를 할 수밖에 없는 상품이기 때문에

내가 보기엔 늘 시간제한을 가지고 있는 불리한 투자 포지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4) 내가 생각하는 위의 소송전이 발생하게 된 배경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유가가 이례적으로 큰 변동성을 가지면서

국제유가의 변동성으로 수익을 내려는 개인투자자들이 원유ETF에 몰렸었다.

 

출처: 네이버증권

2020년 4월에는 거래량이 8.9억에 달했다.

2019년 12월까지 월간 거래량은 평균 20만~40만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1000배 이상의 자금이 한 번에 몰린 셈......

 

당시는 코로나19로 미국, 중국, 유럽 등 통행금지, 셧다운등을 진행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하던 시기였다.

(아래 그림에서 0달러 이하로 내려가던 시점)

출처: 네이버증권

이 상황에서 개인투자자가 몰렸는데,

원유ETF는 일시적으로 매수투자자가 많아지거나, 적어지거나 하면-

원유ETF의 시가총액과 실제 원유ETF가 보유하고 있는 원유의 가치와 괴리가 발생한다. (=괴리율)

(실제 원유ETF가 보유하고 있는 원유의 가치 총합 = NAV)

 

이 괴리율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 LP (유동성 공급자) 인데,

이들은 원유ETF에 유입된 자금으로 국제원유 시장에서 선물을 매수해서

원유ETF에 보유물량을 늘리거나,

보유중인 원유선물을 팔아서 원유ETF 자체 NAV를 낮춰서

원유ETF 가격이 하락해도 괴리율을 없앤다.

 

하지만, 당시에 일부 LP는 유동성 공급을 포기한다.

왜냐하면 유입되는 자금이 엄청 많아서

원유ETF의 가격이 NAV보다 훨씬 높아진 상황이 되버려서

이를 메꾸려면 유입되는 자금들을 그대로 원유선물을 사야 하지만-

LP 내부 운용 정책상 책정된 자금의 고갈이 먼저 되고,

유입된 자금을 바로 원유선물 매수를 진행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특히,

원유ETF를 2배 레버리지로 운용하는 상품의 경우,

유입 자금의 2배 자금이 없어서 원유 선물을 사지 못했다.

(정리하면-

LP 전체 자금도 부족 + LP 내부 운용 정책상 책정된 자금의 고갈)

 

그래서 일부 LP는 유동성 공급을 포기했고,

이로 인해 더욱더 괴리가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100원짜리를 150원, 160원에 사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수익도 커지겠지! 하는 기대를 갖게된다.

하지만, 괴리가 커져잇으면-

국제유가가 10% 올라도, 이미 원유ETF에 발생한 NAV와의 괴리율만 좁힐 뿐-

수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여기에 더해서 롤오버 방식을 바꾸는 상황까지 겹쳐진다.

 

국제유가가 너무 무섭게 변하고 있었기에

삼성운용에서는 5월물에서 6월물이 아닌,

7월물, 8월물, 9월물로 롤오버를 진행한다.

이유는 6월물로 롤오버를 했다가 또 마이너스 국제유가를 기록하게 되면-

원유ETF의 전체 자산이 0원이 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함이었다.

 

개인투자자는 6월물 유가가 반등하는 걸 보며,

롤오버로 6월물을 보유하게 된 원유ETF의 수익률이 상승할 거라 기대했기에

분노는 더 커진다.

결과는 원유ETF 선물 변경에 법률적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났다.

 

 

5) 원자재 투자에 대한 나의 생각

다시 쓰지만 원자재는 어떤 것이든 지,

선물로만 진행한다.

투자자들은 현물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세차익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투자자라면, ETF 등으로 원자재 투자를 할 수밖에 없고-

매월 롤오버 비용을 피할 수 없다.

(1년에 한 번 지불하는 ETF수수료도 아까운데,

매월 롤오버수수료와 비용을 내면서 수익을 기대하는 건...... 음)

 

또 여기에 더해-

롤오버할 미래의 선물들은 이미 미래의 경제상황을 반영하여

더 비싸져있기 때문에, 롤오버 비용자체가 적잖이 손해볼 확률이 높고,

 

여기에 한 번 더 더해-

만약 투자자들이 몰리기라도 하면

NAV와 원유ETF의 가격 괴리가 발생하면서 더 비싸게 살 확률이 높다.

(투자가 갑자기 몰리면, LP의 유동성 공급 포기 확률도 상승)

 

예외적으로

원자재 선물을 직접 단독으로 사고 파는 거액의 개인 투자자들은

아직 미래 경제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1년 후의 미래선물을 스스로 살 수 있기에

롤오버를 최소로 하거나 아예 안 할 수도 있긴 하다.

이들은 적어도 불리한 환경에서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원자재 투자가 유리해지는 환경은

미래 선물의 가격이 현재보다 더 저렴한 백워데이션 상황인데,

이런 상황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큰 특별한 위기가 아닌 이상)

 

그래서 원자재 시세 변동에 대한 투자는

정말 신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까지 한 적도 없지만, 앞으로도 할 생각은 현재 없다)

 

원자재 투자는 하더라도

기분 더러우면 안 먹을 수 있는 콩보다는 무조건 써야 하는 원유 같은

필수품을 하는 게 낫고,

차라리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

 

위에서 원유를 콩, 옥수수, 밀, 구리, 철 등으로 바꿔서 이해해도 무방합니다.

 

이해가 안 되거나,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

혹은 반대 의견이 있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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